루체른 페스티벌은 2023년 여름, 파라다이스라는 테마를 공표했는데요. 그 결과는 무척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도출되었습니다. 구스타프 말러는 죽음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끊임없이 자문했죠. 오프닝 콘서트에서 연주될 그의 교향곡 3번에서 그는 가장 파라다이스 다운 형태이자 가장 고결한 존재로서의 사랑으로 우주를 설명합니다.

창조주의 전능함과 천국에 대한 의심은 안톤 브루크너에게 생경한 개념이었습니다. 대단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에게는 신앙이 일상에 지배적이었죠. 그의 교향곡은 그래서 종교적인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4번 교향곡에서 그는 신성한 창조를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8번 교향곡에서는 천사의 악기라 불리는 하프의 아르페지오를 통해 천국으로 향한 참된 사다리를 놓으며 파라다이스 한복판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역사적 작곡가들은 음악이 감동적인 방식으로 자연을 표현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행복을 표현해 왔습니다. 그 예로, 요제프 하이든(Joseph Haydn)은 이상적인 세상의 그림 같은 파노라마를 그의 오라토리오 사계로 표현했죠.

하지만, 인간이 신성한 창조에 반하면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는 오페라 라인의 황금을 통해 자연 착취를 그리며 시대를 훨씬 앞선 염려를 표했습니다. 자연 자원을 강탈 당하고, 결국 세상의 질서를 파괴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 수 없는 것일까? 알렉산더 스크랴빈(Alexander Scriabin)은 법열의 시(Poème de l’extase)를 통해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7번 교향곡에서 이런 흥분 상태를 황홀경으로 이끌어 가는데, 이런 음악은 만취 상태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었을 거라고 짐작되기도.

이번 축제의 프로그램에 선정된 현대 작곡가들은 더 나은 세상이란 어떤 모습일지 자기 방식으로 상상했습니다. 올해의 프로그램은 젠더와 인종 밸런스를 구현해 평등한 권리와 동등성이 초점을 이룹니다. 청년 스위스 작곡가, 제시 콕스(Jessie Cox)가 “파라다이스”라는 테마로 루체른 페스티벌 컨템포러리 오케스트라(LFCO)를 위해 새로운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다채로운 앙상블로 클라라 이안노타(Clara Iannotta), 타니아 레온(Tania León), 레이 량(Lei Liang),  잘랄루 칼라버트 넬슨(Jalalu-Kalavert Nelson)의 작품이 연주되고요. 이들의 작품은 인종차별과 차별을 다루고 있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지구상의 사회적 파라다이스로부터 얼마나 먼 거리를 두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파라다이스 상실 트라우마를 준 아담과 이브가 등장합니다. 헨리 퍼셀(Henry Purcell)의 극음악, 요정 여왕을 통해 우리를 에덴동산으로 초대하죠. 기쁨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천상에 사랑이 꽃피웁니다. 다시금, 모든 게 다 잘 될 거다. 올해에는 작곡가 세미나에 진은숙 작곡가가 초대되었습니다.